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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워크어웨이] 구글 맵에도 없는 절에서 보내는 3주간의 나와의 여행 - 1일째, 2025년 5월 16일.

발렌타인의 배낭여행기 2025. 5. 16. 21:58
구글 맵에도 없는 절에서 보내는 3주간의 나와의 여행
1일째, 2025년 5월 16일


🙏 5월 17일 배운 점 - 모든 승려님들이 비구니이지 않으시기 때문에, 이 절의 승려님들을 ”비구니“라고 부르는 것은 옳지 않아 이를 승려로 바꾸었다. 더 좋은 해석이 생각나면 다시 바꾸어야지.

인도네시아 여행 중 만난 커플의 추천으로 자원봉사와 숙소 혹은 숙소 및 음식을 맞바꾸는 워크어웨이에 처음 가입했던 1월. 가입 이후, 여러 다른 나라에서 포스팅된 워크어웨이를 둘러보던 우리는 태국에 있는 한 절에서 제공하는 워크어웨이를 보게 되었다.

팀과 나는 만나기 전부터 둘 다 신을 믿지않는 무신론자였지만 불교의 철학에 관심이 많아 늘 더 배울 기회를 찾곤 했다. 그렇지만 바쁜 대학, 일들로 인해 그 기회가 없었는데 절에서 최소 2주 절 청소/도움 등 자원봉사를 하며 여자승려(비구니)님들을 돕고, 그 대가로 명상과 불교에 대해 더 배울 기회를 가진다는 사실에 우리는 다음 3주 스테이가 가능한 날짜가 언제인지 바로 메시지를 보냈다. 불교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가 많아서 그런지, 다음 가능한 날짜는 5월 중순이었고 우리는 열린 계획으로 여행중이었기 때문에 - 이를 확정했다.


우리가 자원봉사를 할 절은 비구니님들만 계시는 곳으로, 이 곳에서는 남녀 구분이 확실히 되어 커플로 오더라도 따로 방을 써야하고 공공장소에서의 스킨쉽은 금지되어있다. 또한, 절 내에서 입어야 할 옷 및 에티켓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워크어웨이에 나와있고 확정하기 전 우리에게도 이에 동의하는지 물어보셨다.

태국이나 동남아 여행 중 명상이나 특히 비파사나 명상을 해보려하는 여행자들을 정말 많이 만나며 대화를 나눴는데, 다른 소수의 자원봉사자를 제외하고는 여승려/여 불교 신도님들밖에 없는 이 절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명상, 비파사나 명상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건지에 대해 더욱 알게되었다.

마침내 다가온 5월 16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명상을 하고 - 온전히 나와 지내는 3주간의 시간을 어떻게 기록할까, 하다가 여행 블로그는 많이 미루어져있지만 일기형식으로 티스토리에 매일 배운 점을 쓰기로 결심했다.


방콕에서 약 5일간 정신없이 돌아다닌 우리는, 5월 16일 아침 한껏 늘어난 짐을 싸며 아침을 보냈다. 3주간 절에서도 휴식시간이 있겠지만, 웬만하면 그 모든 시간을 절에서 보내고 싶어 혹시 모를 비상물품까지 챙기다 보니 짐이 많아졌다.

태국의 우버인 볼트를 타고 태국 남부 터미널 Sai Mai Tai로 도착한 우리는, 절의 대표 승려님인 “루앙매”의 메시지대로 994번 버스를 찾았다. 많은 티켓 오피스들 중 가장 구석에 자리했던 994번 티켓 오피스. 짐이 많아서 2좌석 대신 3좌석을 구매하고 마지막으로 작은 스낵을 세븐일레븐에서 산 후, 12시 반 버스 - 라기에는 아주 작은 밴 - 을 타고, 절이 있는 반라이 Ban Rai로 향했다.

약 4시간 반동안 버스에서 보낸 후, 5시경 도착한 우리. 버스기사는 마치 이런 외국인이 한 둘은 아니라는 듯 우리에게 앞에 있는 하얀 밴을 가리켰다. 그 밴 속에서 기다리고 있던 두명의 불교 신자분들은 오늘은 우리가 먹을 저녁을 따로 싸놓지 않았으니 근처 마트로 가서 간단히 먹을 저녁을 사라고 하셨고, 간단히 저녁을 사먹은 우리는 다시 밴으로 올라타 절로 향했다.

그리고 다시 약 20분간 산을 올라 도착한 반라이의 구글 맵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비파사나 센터 - 다마비자니 Dhammavjjani!

도착한 후, 한 승려님께 우리의 정보를 등록하고 소정의 금액(숙박 및 음식 포함해 총 인당 850바트)을 지불한 이후 센터 부엌과 절 및 아침에 어디를 청소해야하는지 설명을 듣고 팀과 내가 지내야 할 숙소를 각각 배정받았다.


팀과 나, 그리고 다른 자원봉사자 및 승려님들은 모두 약 새벽 4.30분에 일어나 새벽 5시의 명상에 참여해야한다. 그 이후, 수동운전을 할 수 있고 국제면허증이 있는 팀은, 다른 승려님들과 새벽시장에 동행해 시장 상인들이나 불교 신자들에게 음식 재료 및 음식을 공양 받고 나는 절의 1층과 2층을 쓸고 닦는 일을 맡았다. 매일 오후 6.30분에도 명상에 참여해야 하지만 오늘은 첫 날이라 숙소에서 쉬어도 된다고 하셨다.

도착하기 전까지 사실 나는 외로움을 꽤 많이 타는 사람이기때문에 조금 걱정을 했는데, 절에 도착해 승려님들의 안내를 받고 숙소에 홀로 앉아 글을 쓰고, 책을 읽다보니 3주간 ”나“에 대해 더 많이 배울 것 같아서 기대가 되었다. 심플한 숙소는 방에 샤워와 화장실이 이어져있고, 숙소에는 나무로 된 책상 / 캐비넷 그리고 보통 비구니님들이 주무시는 아주 얇은 매트리스가 있는 침대, 그리고 선풍기가 있다.

이 곳에서 생각해보고, 기록해보고 싶은 것들이 몇가지가 있는데

- 내가 했던 것들 중 하기 잘했던 일
- 내가 했던 것들 중 하지 말았어야할 일, 그리고 내가 무엇을 배웠는지 아니면 배우기는 했는지
- 내가 다시 해보고싶은 일
- 내가 미래에 해보고싶은 일

- 외로움이란?
- 외로움을 절제하는 법

- 나는 왜 가끔 모든 게 너무 힘들까 - 왜? 어떻게?

여행을 시작하며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나 스스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고싶었는데, 생각보다 바쁘게 여행을 하다보니 어느덧 시작해보지 못한 채로 5개월이 흘렀다. 절에서 보내는 이 특별한 순간속에서 해보고싶던 생각과 나 스스로와 더 잘 지내는 법에 집중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