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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배낭여행] 시엠립에서 즐긴 캄보디아와의 허니문, 그 세번째. 말이 필요없는 웅장함 - 앙코르 와트 방문

발렌타인의 배낭여행기 2025. 6. 23. 22:25
[ 캄보디아 배낭여행 ]
시엠립에서 즐긴 캄보디아와의 허니문, 그 세번째.
말이 필요없는 웅장함 - 앙코르 와트 방문!


2025년 3월에 방문한 앙코르 와트 관련 포스트를 3개월이 지난 2025년 6월에야 작성하게 되었다. 여행하면서 여행의 페이스에 맞게 블로그를 쓰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매일매일 느낀다. 그렇지만, 아직도 생생한 여행의 기억들과 사진의 도움으로 글을 써본다. 나는 역사 전문가가 아니고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에, 내가 방문했던 절들과 사진들을 위주로 그 때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공유해보려 한다.


앙코르 와트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크메르 제국의 찬란한 역사와 종교적 유산이 담긴 상징적인 사원이다. 힌두교와 불교의 요소가 어우러진 정교한 건축미와 섬세한 부조는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서 영적인 체험도 가능하다고 한다. 일출과 일몰의 아름다운 풍경은 많은 여행자와 사진가들에게 감동을 주며, 고대 문명의 웅장함과 인간의 창의력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방문할 만한 가치가 크다.

캄보디아를 여행하는 여행자들에게 앙코르 와트는 버킷리스트에 속할 정도로 꼭 가고싶은 여행지로 손꼽히기도 하고, 나 역시 오랜 건축물에 관심이 많고 불교 및 힌두역사에 관심이 많았기에 앙코르 와트 방문에 기대를 많이 하였다. 팀은 이전 캄보디아 방문 때에 앙코르 와트를 방문하기는 했었지만, 그 때에는 불교 및 힌두문화에 대한 지식이 전후무후한 어릴 (ㅎㅎ) 때였고 지금 다시 방문해 새로운 느낌을 가져보고 싶다고 앙코르 와트 방문을 기대했다.


앙코르 와트를 방문하는 데에는 1일권, 3일권, 7일권이 있는데 우리는 1일권과 3일권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1일권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1일권을 구매할 시 (널리 알려져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몰랐던) 팁이 있는데 - 예를 들어 20일 방문이 가능한 1일권은 19일 오후 4시40분부터 구매가 가능하고 19일 오후에 열려있는 사원들에도 그 티켓으로 방문이 가능하다는 것. 우리는 시엠립에서 감기로 컨디션이 백프로가 아니었기 때문에, 3일권을 구매하는 대신에 앙코르 와트 박물관을 방문해 사전지식을 쌓고, 앙코르 와트는 박물관 방문날의 저녁 및 다음날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도착한 앙코르 와트 박물관!

사실 박물관 방문이 과연 가치가 있을까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박물관에 방문해서 불교 및 힌두역사 그리고 그 건축물에 대한 설명을 알고 방문해서 앙코르 와트 방문이 하루였음에도 불구하고 가득찰 수 있었던 것 같다. 앙코르 와트에서는 더워서 검색을 해서 찾아보기도 힘들 때가 있었기 때문에, 미리 사전에 박물관에 방문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박물관에서 찍은 유일한 사진!

앙코르 와트 박물관에서 나온 후, 그 앞에 기다리고 계시던 많은 툭툭아저씨들 중 가장 인자한 미소를 짓고계시는 분과 툭툭 가격을 협상한 후 앙코르 와트 매표소로 출발했다. 이 1일권을 사용하는 게 몰래 알려진 팁은 아닌 모양인지, 매표소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우리도 줄을 서 티켓을 받고, 앙코르 와트로 드디어 출발…!

바람을 타고 달리는 툭툭아저씨

해가 서서히 질 무렵, 툭툭을 타고 바람을 맞으며 달리다 보니 “그” 앙코르 와트의 자태가 우리를 마주하기 시작했다. 앙코르 와트 유적지에 들어가서는 “우와”만 연발하며 사진을 조금 찍다가, 내일 아침 해가 뜰 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오늘 석양을 볼 프레룹으로 향했다. 프레룹에서 사진을 찍고, 오래된 건축물 위에서 해가 지는 걸 바라보며 “내가 진짜 지금 동남아를 여행중이구나.”하는 생각이 새삼 들어 감동을 느꼈던 게 생각이 난다.


인터넷에서 알게된 다른 툭툭아저씨께 연락을 해 이미 종일 툭툭 예약을 해둔 앙코르 와트 투어 당일날! 우리는 투어가이드를 예약한 게 아니라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시간약속 + 편안함이었는데, 이 아저씨께서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하셨지만 우리가 호텔 아래로 내려가기도 이전에 이미 호텔 앞에서 기다리고 계셨고 시간을 정말 잘 지키시고, 가격도 다른 툭툭에 비해 저렴하고, 팁을 많이 드린 것도 아닌데도 진심으로 감사하시고, 우리가 찾지않아도 늘 우리를 먼저 찾아주셔서 더운 앙코르 와트 투어를 하는 날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게다가 그 이후에도 시엠립에서 우리를 보시면 인사해주시고 너무 친절하셔서, 혹시 몰라 와츠앱 정보를 공유한다.

또, 우리가 여행을 하던 중, 앙코르 와트의 메인 절의 중심이 해돋이와 세로로 일직선상으로 만나는 날이 있었는데 - 팀이 이 날 앙코르 와트 투어를 하려고 몰래 계획을 하다가, 날짜를 헷갈려 그 다음날 앙코르 와트 투어를 하게 되었다. 그래도 그 덕분에 해가 뜨는 시간 말고는 나름 앙코르 와트가 조용했던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다행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선택한 루트는 앙코르 와트 스몰투어라고 불리는 루트이고 우리는 앙코르 와트에서 해가 뜨는 걸 본 즉시 바로 바욘 템플로 떠나서, 바욘 템플 (Bayon Temple) - 앙코르 톰 (Angkor Thom) 그리고 그 주위 작은 절들 - 타 프롬 (Ta Prohm)을 둘러보고 다시 앙코르 와트로 돌아와 앙코르 와트를 돌아보는 걸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해가 뜰 무렵, 붐비는 앙코르 와트
이미 지쳐있는 것 같지만 그게 아니라 그냥 졸린 것…

앙코르 와트 유적지를 걸어다니고, 사진을 찍고 박물관에서 배운 것을 상기시키려 바빴던 하루 - 우리는 지금까지의 여행 중 거의 기록적이라 할 정도의 걸음수인 3만보를 꽉 채웠다. 35도가 넘어가는 더위에 타 프롬에 도착했을 때 쯤에는 나뿐만 아니라 평소에 나에 비해 체력이 현저하게 좋은 팀 역시도 아주 지쳐있었기에 앙코르 와트에서는 우리가 계획했던 것만큼의 긴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다.

툭툭아저씨께서 석양 안보러갈거냐고 하셨는데 숙소 근처 레스토랑에 밥먹으러 갈 수 있게 그냥 제발 데려달라고 했다… ㅎㅎㅎ 근처에서 밥을 먹고 숙소에 와서 뻗었던 우리. 체력을 몰아 쓰는 경향이 있는 나와 팀에게는 1일권도 충분했던 것 같지만, 만일 관심이 특출나거나 혹은 체력을 잘 분배해 사용하고 싶다면 3일권을 추천한다!


앙코르와트를 방문하고 느낀 점은,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달았다는 것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펼쳐진 석조 유적 앞에 서 있으니, 마치 시간 속에 녹아든 티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수백 년 전의 사람들이 이처럼 웅장하고 정교한 건축물을 지어냈다는 사실에 인간의 위대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이 쌓아올린 돌 하나하나엔 상상할 수 없는 노력과 의지가 깃들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위대한 유산조차도 인간의 탐욕과 전쟁으로 파괴되었다는 사실은 씁쓸함을 안겨주었다. 무엇을 만들고, 무엇을 남기느냐만큼이나 그것을 지킬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앙코르와트는 인간이 얼마나 위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얼마나 어리석을 수도 있는지를 일깨워주는 장소였다.

어릴 적부터 언젠가 한번쯤은 꼭 가보고 싶었던 앙코르 와트 - 다음에 캄보디아에 가게 될 계획이 있다면 꼭 시엠립에 또 와서 밤에는 시엠립의 아름다운 강가를 즐기고, 낮에는 앙코르 와트에서 유적지를 보며 새로운 느낌을 가져보고 싶다.

행복하고 감사했던
나의 허니문 도시, 시엠립.
나중에 또다른 설렘으로 만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