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인도네시아

2-2. 인도네시아 한 달 배낭여행 후기 ; 롬복 - 슬로우페리, 쿠타롬복, 셍기기

발렌타인의 배낭여행기 2025. 2. 22. 20:02
인도네시아 한 달 배낭여행 후기 ; 롬복 - 슬로우페리, 쿠타롬복, 셍기기

 
빠당바이에서 롬복 Lombok으로 가는 방법은 고속페리와 저속페리가 있다. 고속페리는 빠르지만 보통 롬복 섬의 북서쪽 Mataram 항구에 내려주고, 저속페리(공공페리)는 느리지만 우리가 가려고 했던 남서쪽 Lembar 항구에 내려준다. 우리는 팀이 쿠타롬복에 대해 많이 들어봤다고 해서 (이 때 검색을 했어야하는데,,) 그 곳에서 첫 몇밤을 보내기로 결정해, 인당 30-40불정도 하는 고속페리에 비해 훨씬 저렴한 인당 7-8불의 저속페리를 타기로 결정했다.

인터넷으로 저속페리를 예매할 수 있지만 인도네시아 은행 계좌가 있어야만 한다. 없다면, 빠당바이 항구 근처 와룽들을 보면 “Ticket Online”이라 써져있는데 이 곳들 중 골라 아무데나 들어가면 된다. 티켓은 70K 루피아고 수고비로 10K를 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곳에서 티켓을 당일 아침 사고 항구로 들어가 페리를 탑승했다.

페리는 딱히 정해진 시간표가 없다고 했는데 항구에 들어가니 시간표가 있었다. 그런데 매일 바뀌는 것 같으니 어떤 사람은 2시간 기다리고 어떤 사람은 2분 기다리고.. 시간이 있던 우리에게는 별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는 운좋게 탑승 후 약 30분 뒤에 출발해 렘바 항구에 약 4.5시간 뒤에 도착했다. 페리는 편안했고 조금 더웠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음식을 팔러 걸어다니는 사람도, 카페도 있었다. 95% 인도네시아 사람들이었고 4시간동안은 마동석영화만 주구장창 틀어줘서, 호주에서 못 본 영화들을 보느라 좋았다.

빠당바이와 렘바항구 둘 다, 마피아들이 상주해 택시 및 고젝, 그랩을 막아둔다고 한다. 빠당바이 항구 근처에서는 고젝이나 그랩을 타려면 꽤 걸어나가야고 렘바항구에서는 근처에 라이드쉐어 차가 아예 없었다. 발리의 유일무이한,, ㅎ 미터기를 사용하는 블루버드택시 역시 마찬가지였다. 배 안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마피아들을 조심하라고 말해주기도 했는데, 운이 좋게 목적지가 똑같은 핀란드에서 온 커플을 배 안에서 만나서 네 명이 같은 택시를 타고, 커플당 250K, 총 약 50불에 쿠타롬복에 도착했다. :) 


쿠타롬복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홈스테이를 예약했는데 웬걸 도착하니 오버부킹을 했다고, 다른 곳으로 우리를 안내해줬다. 룸 컨디션은 다를 게 없었고 에어콘도 있었지만 그 다른 곳 주인분이 숙소에 거의 없으셨고 원래 숙소 주인은 와츠앱 대답을 잘 안하셔서,,, ㅠ 숙소 자체는 편안하고 괜찮았지만, 세탁이나 다른 물품이 필요할 때 대체 어디에 물어야할지, 체크아웃이 몇시인지 물어야 할때도… 조금 혼란스러웠다.
 
쿠타롬복에 도착해 팀과 함께 알아보니 쿠타롬복은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의 성지였다. 미리 검색을 잘했어야 하는데, 만일 쿠타롬복에서 스쿠터가 없거나 자동차가 없으면 돌아다니기 정말 힘든 곳이었고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서핑투어'로 쿠타롬복에 오거나 디지털 노마드인 경우가 많았다. 쿠타롬복에서 우리는 가는 곳마다 바가지를 씌였고 그 중 최악은 교통이었는데, 이 곳 역시 마피아들의 천국이라 라이드쉐어나 블루버드 택시는 꿈도 꿀 수 없었다. 가격이 정찰제인 곳이 아니면 2천원짜리 물이 3만원으로 둔갑했고, 음식도 정찰제인 곳이 (로컬 와룽에서는) 거의 없었다. 
 
스쿠터를 빌려타는데 인도네시아에서는 사실 국제면허증은 필요하지 않았지만 혹시! 사고가 생기면 보험사에서 국제면허증을 필요로 했다. 그런데 우리 국제면허증은 호주에서 인도네시아로 천천히 오는 중이라.. 🥹
 
30분에 10만원, 10분에 4만원 정도 되는 가격을 지불하고 쿠타롬복 중심 지역에서 사데 빌리지 Sade Village도 들리고 바다도 들렸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말까? 하는 마음도 들었었지만 둘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며 즐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렇지만 잘 되지는 않았다. 바다에서 걸어다니며 그냥 수영만 했는데도 좋았고, 사데 빌리지에서도 그 곳에 거주하고 자라온 이들과 그들이 집을 짓고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방식을 알 수 있어 좋았지만…

어딜 가나 팔찌, 귀걸이를 사라고 따라오는 사람이 정말 너~~~~무 많았고, 서핑, 사데빌리지를 제외하고는 딱히 (근처에 스쿠터 없이 갈만한) 볼 것이 없었다.

우리는 쿠타롬복을 떠나 마타람에서 조금 떨어진 셍기기 Senggigi로 이동해, 미리 예약해 둔 플로레스로 가는 3박4일 보트여행까지 셍기기에서 지내기로 결정했다. 개인적으로 만일 서핑이 목적이 아니라면… 스쿠터를 타지 못하거나, 스쿠터를 빌릴 예정이 아니라면… 쿠타롬복에서는 투어를 하거나 아니면… 쿠타롬복은 안가도 괜찮을 것 같다. 


롬복섬에서 가장 큰 도시인 마타람에서 조금 북쪽으로 떨어진 셍기기는 90년대 롬복에서 가장 분주했던 도시라고 한다. 이곳 근처에 오래 사는 중국인들이 많아 무슬림교인 롬복섬임에도, 중국인들을 위한 무덤이나 절을 찾아볼 수 있었다. 쿠타롬복에서 셍기기로 가는 드라이버는 친절하고 솔직했고, 우리에게 롬복섬과 셍기기에 대한 많은 정보를 줘서 셍기기로 가는 길이 정말 편안했다.

별 기대없이 도착한 셍기기에서 우리는 평화를 찾았다! 조금 낡았지만 아름답고 친절한 푸리붕가 코타지 Puri Bunga Cottages는 하루 3만원에 발코니, 조식포함, 비치타월포함, 수영장포함한 가성비 완벽한 숙소였고 오래된 건축물을 좋아하는 내게는 이 곳이 천국이었다. 

그리고 숙소 바로 앞에 있던, 무슬림 색채가득한 롬복에서 드문 남자요리사들이 요리하는 카페 팡코란 Cafe Pankolan! 3일 내내 먹은 다양한 메뉴들은 모두 맛있었고 무엇보다 우리를 늘 따뜻하게 맞아주던 홀스태프와 정까지 들었다.


날이 좋을 때 찾은 절벽 옆에 있던 노상 카페도, 끝없이 내리던 비속에서 한 수영도, 뷰포인트를 찾아 갔지만 뷰는 없던 그 곳도, 아침산책하다 만난 사원에서 오퍼링을 하던 분들과의 만남도 모두 좋았고 편안했던 셍기기였다!

롬복섬을 만일 건기에 간다면, 마운틴 린자니 Mt Rinjani가 정말 아름답다고 한다. 우리는 우기에 가서 너무 위험하다기에 가지않았지만, 2박 3일 혹은 3박 4일의 트래킹이 괜찮다면, 갔던 사람들 모두 이곳을 칭찬했다.

그리고 기대하던 3박4일, 롬복섬에서 플로레스로 와누아 어드벤쳐 Wanua adventure 를 타고 떠나는 날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