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한 달 배낭여행 후기 ; 플로레스 섬 Flores Island, 그리고 와레보 빌리지 Wae Rebo Village 그리고…
3박4일의 행복한 보트트립이 끝난 후, 우리는 플로레스섬 최서단 항구도시인 라부안 바조 Labuan Bajo의 라 보헴 호스텔 La Boheme Hostel에서 5박을 머물렀다. 라부안 바조는 플로레스 대부분 투어의 시작점이자, 다이빙 및 스노클 투어 운영이 활발한 곳이다. 우기였지만 날씨가 라부안 바조에 있는 동안엔 좋았고 항구 근처, 우리 감성에 딱 맞는 호스텔에 너무 친절한 스태프들이 있었던 라부안 바조였다.


우리는 5박동안, 오전/오후에는 보트트립과 태양에 지친 몸을 쉬이고 저녁에는 보트트립에서 만난 친구들 중 아직 플로레스섬에 지내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며 대부분을 보냈다.
플로레스섬은 발리보다 음식 및 물가가 전반적으로 비싼데, 특히 레스토랑 (로컬 와룽)에 들어가면 대부분 메뉴판이 없어 가격을 미리 흥정하고 밥을 먹어야하는 점이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흥정에 지친 우리는 메뉴판이 있는 와룽만을 즐겨찾거나 호스텔에서 간단한 저녁을 해먹기도 했다.


우리는 크리스마스를 라부안 바조에서 팀이 호주에서 가져온 최애 페스토로 호스텔에서 만든 파스타와, 서프라이즈로 가져와준 내 최애 와인을 마시며 보냈다. 그리고 우리는 라부안 바조에서 인도네시아에서 남은 기간을 보내기로 결정하고 아무것도 예약하지는 않고 호스텔 스태프들의 도움을 받아 아래의 계획을 짰다.

1 ➡️ 2
라부안 바조에서 2의 위치인 루텡 Ruteng으로 가는 버스를 인도네시아 버스 회사인 구눙마스 Gunung Mas 오피스로 가서 예약하기. 플로레스에는 그랩/고젝 자동차가 없지만 스쿠터 옵션이 있는데, 그랩/고젝으로 스쿠터를 불러도 대부분의 드라이버들이 다시 채팅으로 자꾸 가격을 올리고 흥정하려했다.
그래서 그랩/고젝을 며칠간 실패한 이후 우리는 로컬 “히치하이킹” 버스인 베모 Bemo를 타보고 싶어서 길거리에서 약 2분을 기다리니, 플로레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이 개방되있는 형형색색의 봉고차가 멈춰 우리가 원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데려다주었다. 10분 타는데 100K 루피아를 부르는 것을 60K로 흥정했는데, 너무 더워서 탔지만 말도안되는 가격이었다.
여튼 그렇게 구눙마스 오피스로 가서 구눙마스에서 루텡으로 가는 버스를 예약하고, 우리 호스텔 근처 픽업장소를 컨펌했다. 버스는 약 4시간 거리에 인당 180K 루피아였다. (버스 클래스가 세가지가 있고, 시간당 클래스가 달라 우리는 적당한 시간대를 골랐는데 이가 프리미엄이었다. 가장 싼 건 150, 가장 비싼 건 200.)
2 ➡️ 3
우리는 루텡에서 와레보 빌리지 Wae Rebo 및 근처를 구경한 이후, 바자와 Bajawa 지역으로 또 구눙마스버스를 탈 예정이었고 루텡 구눙마스 오피스에서 예약해도 된다는 라부안 바조 오피스의 컨펌을 받았다. 바자와 및 모니에는 버스 오피스가 없기에 모든 버스를 루텡에서 예약하거나 홈스테이에 부탁해야 한다.
3 ➡️ 4
우리는 바자와에서 모니 Moni를 가고싶었는데 이는 바로 아름다운 켈리무투 공원, Kelimutu national park를 가고싶어서였다. 아직 우리의 국제면허가 도착하지 않았고 발리에 멈춰있었기에… 우리는 호스텔에 큰 백팩들을 맡겨두고, 모니에서 다리 모니 - 루텡, 루텡 - 라부안 바조의 루트로 라부안 바조로 돌아와서 발리로 이동할 계획을 세웠다.
호스텔 친구들의 배웅을 뒤로한 채, 루텡으러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라고 하지만 이것 역시 작은 봉고차였는데 길이 정~말 삐뚤빼뚤해서 조금 힘들었지만 에어콘도 있고 편안하게 루텡에 도착했다. 루텡 버스터미널에 도착해 구눙마스 예약을 하려하자, 안내해주는 분이 아직 예약 할 필요 없다며? 와츠앱으로 연락해주라고 자리가 아주 많다고 하셨다. 그래서 알겠다고 와츠앱 번호를 받고 3일을 지낼 홈스테이인 드리마 홈스테이 D-Rima Homestay로 체크인을 했다.
드리마의 주인 및 가족도 지내는 이 곳은 진짜! 홈스테이였고, 주인 리카르도는 이 지역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현명한 사람이었다. 리카르도는 우리에게 와레보 빌리지 및 근처,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새해 문화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와레보 빌리지는 우리가 플로레스를 오기로 결심한 이유와도 같다. 인도네시아 각 작은 소도시/민족마다 빌리지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와레보는 화산 분화구에 지어져있고 삼각형 모양의 유니크한 빌리지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아직도 그 곳에 사는 많은 분들이 있고, 빌리지에서 1박2일 자는 체험도 해볼수 있다고 한다. 둘 다 와레보 빌리지를 우연히 검색하다 찾아보고는 이 곳은 정말 꼭! 가고싶다고 결심했다.
리카르도에게 우리는 택시를 예약하지 않았고 웬만하면 버스를 타고싶다고 하자 리카르도는 우리에게 홈스테이에서 약 10분 걸린 곳에서 아침마다 와레보 근처 마을로 가는 버스가 있다고 알려주었다. 날씨를 체크한 후, 그 다음날 날씨가 좋아 가기로 결정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버스타는 곳으로 갔는데… 버스터미널은 문을 닫았고, 우리는 와레보를 가느냐마느냐 고민을 하다가, (오늘이 아니면 날씨가 정말 별로였다..) 지나가던 택시기사와 왕복 1.5mil 루피아에 와레보를 가기로… 결정했다. 살면서 한번이니까.
와레보로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 포장도로가 아니고, 그냥 돌로 만들어진 길들이 있어 오토바이 타기 정말 힘들어보였다. 루텡에서 약 2.5시간을 달려 도착한 와레보에서 다시 3시간동안 등산을 해 드디어 와레보로 도착을 했다! 정말 힘든 등산이었는데 도착해, 구름에 덮여진 빌리지를 보는 순간 그 힘듬이 싹 가셨다.


플로레스는 기독교 섬이고 대부분 와레보 빌리지 사람들의 이름도 기독교 이름이었지만 여자는 무릎과 어깨를 커버해야했다. 팀의 옷을 빌려입고, 우리는 그룹당 입장료인 50K 루피아를 내고 빌리지의 족장? 같은 분께 세레모니를 받고 잠을 자게될 곳으로 들어갔다. 세레모니를 받기 전에는 사진을 찍을 수 없기에, 사진들은 세레모니를 받은 후 찍었다.
약 20-30명이 이 곳에서 잘 수 있고 간단한 점심, 저녁, 아침 및 매트리스와 담요가 주어졌다. 하루 방문은 인당 200K 루피아, 1박 2일을 하려면 인당 325K 루피아를 내야한다. 가격을 지불하고 설명을 받고 나면, 그 뒤에는… 그냥 하고싶은 대로 하면 된다!
와레보에서 1박 2일을 지내는 동안 인도네시아에 온 뒤, 보트트립을 제외한 처음으로 구매강요도 당하지 않고 누구에게 멈춰세워지는 일이 없는 평화로움을 느꼈다. 처음엔 조용했다가 나중엔 정말 많은 사람이 도착했지만, 큰 빌리지 속에서 다들 어우러져 각자의 공간을 찾았다. 나는 개들, 닭들, 고양이들과 놀며 구름이 떠다니는 걸 평화롭게 바라보며 나라는 사람을 받아들이는 연습과 아무것도 하지않아도 스트레스 받지 않는 연습을 했다. 인터넷이 없고, 불도 밝지않아 책도 읽을 수 없는 곳에서 오로지 나와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어 정말 행복했다.
아름다운 와레보에서 아침을 먹고 내려오는 중간 지점 갑자기 폭우가 미친듯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쫄딱 젖어 도착한 입구에는 드라이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는 약 세시간동안 돌아가는 차 안에서 정말 목숨을 걸었어야 했다. 드라이버는 한시도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그 전날에도 심했지만 비가 오고 앞이 보이지 않는 도로에서 정말 위험하게 운전을 해서 반대편에서 오는 자동차와 사고 안난 게 정말 다행일 정도였다. 게다가 5번을 넘게 자꾸 중간 중간 자기 친구집에 멈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리가 없는 나와 팀은 그냥 루텡에 도착하고싶은 마음 뿐이었다.
루텡 근처에서 우리에게 어디로 가느냐고 물은 드라이버에게 홈스테이 이름을 알려주었는데, 드리마 홈스테이와 아주 이름이 비슷한 호텔이 있어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려고 휴대폰으로 위치를 보여주려해도 자꾸 드라이버는 뿌리치며 안다고만 했다.
그러다 잠시 멈춰 드라이버가 우리에게 번역기를 돌린 걸 보여줬는데, 우리 때문에 자동차 기름이 떨어졌으니 그 가격을 200K를 더 달라는 말도 안되는 말이었다…? 누가 택시를 탈 때 기름값을 따로 내는지… 안된다고 하자 드라이버는 그냥 어깨를 으쓱하고 포기했다. 이미 위험한 운전에 지쳐있던 우리는 와레보에서의 기억이 사라질 정도로 피곤해졌다.
드라이버는 역시 다른 장소 (호텔로) 우리를 데려가려했고, 결국 돌고돌아 홈스테이에 도착했다. 와레보는 정말 아름다웠지만, 근처 커피숍에서 있었던 비슷한 일에다가 드라이버 때문에 둘 다 조금 지쳐있었다.
게다가 와츠앱으로 구눙마스 루텡 오피스에 아무리 연락을 해도 답이 없었고 전화를 하면 1초만에 끊어버렸다. 우리는 인터넷이 터지지 않는 와레보에 있었기 때문에,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오피스로 가서 바자와로 가는 버스를 예약하려하자… 오피스에서 일하는 분이 정~~~말 무례하고 퉁명하게 그 버스는 없다고 했다.
그래서 몇일전 분명 있다고 했지않냐하니, 연말 및 새해라서 몇일간 운행을 하지 않고 라부안 바조로 가는 버스가 유일하게 운행하는 버스라고 하며 우리에게 나가라고 했다…
약간 정신을 놓은 ㅎㅎ…ㅎㅎㅎ 채로 카페에가서 나와 팀은 일찍 라부안 바조로 가서, 발리로 가서 발리 울루와뚜 Uluwatu에서 인도네시아를 떠날 때까지 지내기로 결정했다.
이 글에서 다 쓰지 못할 정도로, 플로레스의 라부안 바조와 루텡에서 역시 쿠타롬복만큼 바가지를 씌우려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그보다도 정말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 여러모로 없어서 많이 힘들었다.
우리는 그 길로 다시 버스오피스로 가서 라부안 바조로 가는 표를 예약하고, 호스텔로 돌아가 라부안 바조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국제면허증을 받고 난 후 하루종일 스쿠터를 빌려 근처를 돌아다니고, 카약을 하루종일 하며 힐링을 이틀간 하다 우리는 발리로 다시 떠나 울루와뚜로 향했다.
그래도… 아름다운 루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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