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배낭여행 - 작은 도시 이포
1. 이포에서 보낸 첫 2주간의 워크어웨이 Workaway - 2025년 2월의 기록
팀과 인도네시아에서 와누아 보트여행을 하며 폴란드에서 온 커플, 줄리아와 카밀을 만났다. 줄리아와 카밀은 영국에서 살던 중 배낭여행을 하기로 결심했고 약 22개월간 아시아 배낭여행 중이었는데 월드패커스Worldpacker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있다고 했고 우리에게도 프로그램을 추천했다. 팀과 함께 검색을 한 결과, 월드패커스는 일정시간의 봉사활동을 하며 그 대가로 숙박 혹은 숙박 및 식사를 무료로 제공받거나 아니면 소정의 숙박/식사비용만 내는 프로그램이었다.
월드패커스 말고도 다른 다양한 플랫폼들이 있다는 걸 알게되었고 멤버십에 가입하지않아도 어떤 프로그램들이 있는지 검색할 수 있지만, 호스트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는 멤버십에 가입해야했다. 월드패커스/우프/워크어웨이 등을 비교한 결과, 우리는 워크어웨이로 여행을 하며 여러 경험도 쌓고 사람들도 만나기로 결정했다!
월드패커스에도 많은 옵션이 있었지만 워크어웨이에 비해서 백패커가 내야하는 소정의 비용이 조금 더 높았기에 워크어웨이를 선택했다. (내야할 경우만 비교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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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어웨이 멤버십에는 싱글 US$59와 커플 US$69 옵션이 있고 우리는 커플멤버십으로 일년을 가입했다. 워크어웨이를 신청했을 당시 우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마지막 1-2주를 보내고 있었다. 싱가폴에서 1박2일 이후 말레이시아로 갈 예정이었기에 말레이시아에서 첫 워크어웨이를 해보자고 결정한 우리는 우리가 평소에 관심을 가지는 분야로 필터를 한 후, 말레이시아에서 가능한 워크어웨이 옵션들을 검색했다.
우리가 경험해보고 싶던 건 호스텔에서 일해보기 /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작은 농장이나 아니면 정원에서 일하기였다. 말레이시아에는 다양한 워크어웨이 옵션이 있기 때문에, 어떤 지역에서 워크어웨이를 해볼까 - 하다가 우연히 쿠알라룸프르와 페낭 중간 정도에 있는 이포 Ipoh라는 도시가 우리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포는 작은 도시지만 특이한 건물양식들과 근교 자연들이 아름다워보였다.
이포로 첫 워크어웨이의 목적지를 (물론, 가능하다면) 정한 우리는 이포에 있는 워크어웨이 몇 호스트들에게 연락을 해두고 연락을 기다렸다. 그 옵션들 중 우리는 이포 시티 센터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있어보이지않고, 우리에게 제일 먼저 답변을 해오고 답변이 빨랐던 - 팀의 최애 과일 잠부를 프로필 사진으로 해둔 - 조 Joe의 정원에서 2주동안 워크어웨이를 하기로 결정했다. 워크어웨이 호스트 프로필은 보통 자세하게 설명이 잘 되있는데, 조의 워크어웨이에서는 우리가 지불해야하는 금액은 없었고 음식은 포함되어있지 않았지만 부엌이 있었기에 여행비용 절감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은 점이 우리가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워크어웨이는 대부분 최소 봉사기간이 있는데, 조는 2주였고 우리 역시 2주면 충분하다고 생각해 2월 1일부터 약 2주간 조의 집에서 지내며 정원일 및 간단한 집안 청소를 돕기로 결정했다!
이포에 도착하기 전, 조는 우리에게 춘절 기간이라 차가 많이 막힐거라며 버스 대신 기차를 추천했고 우리를 픽업하러 기차역까지 와주었다. 도착하자마자 조는 우리를 채식옵션이 많은 식당으로 데려가 점심을 사주었고, 조의 집 근처 음식을 먹을만한 호커센터, 디저트샵 등을 보여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일요일, 조의 워크어웨이의 일은 월-금이고 주말은 휴식을 갖기 때문에, 조는 우리에게 친구들 및 커뮤니티를 보여주고싶다고 했고 우리는 그에 흔쾌히 응했다. 조가 우리를 데려간 곳은 바로 교회였다... 팀과 나는 둘 다 아주 강한 무신론자인데다가 특히 기독교에 반감이 있기 때문에, 만약 조가 우리에게 종교적인 곳이라고 말해줬으면 절대 가지 않았을 것인데 이미 도착한 데다가 우리를 환영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인 우리는 그저 당황하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첫번째로 도착한 교회에서 천천히 적응(?)을 하고있는데 조가 다른 곳으로 가야한다며 우리를 두번째 교회로 급히 데려갔다. 그 두번째 교회는 노래하는 교회 같은 곳이었고, 조는 노래를 부르며 즐겼지만 주위의 전도하려는 다른 사람들 때문에 나와 팀은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다. 마치 피라미드 같이 느껴졌던 그 교회를 나오며 조에게 우리의 종교적 신념을 밝혔다. 조는 나중에 우리가 워크어웨이를 끝냈을때도 우리에게 성경을 선물하기도 했지만...ㅎ (선물이 뭔지 알았으면 받지 않았겠지만, 다음 목적지에서 선물을 열어본 우리는 바로 성경을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의 집에서 주로 정원일을 하며 지낸 2주는 색다른 경험과 이포의 아름다움으로 가득했다. 우리는 아침 8시부터 11시까지만 일을 하고, 남은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었고 조가 가지고있는 자전거들을 사용할 수도 있었다. 조의 뒷정원에는 라임, 아보카도, 파인애플, 바나나나무 등이 있어서 익은 과일 및 야채들을 바로바로 먹을 수 있기도 했다. 또한, 조는 집에서 거의 요리를 해먹지않기때문에 근처 마트에서 장을 봐서 요리를 해먹었고 조의 형제자매들이 자주 음식을 가져다주기도 하는 친절을 받았다. 조의 친구들에게 중국식 마장을 하는 법을 배우기도 했고, 조와 조의 친구와 나이트 마켓에 가서 음식을 먹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중국인으로 그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조, 기독교인이고 비트코인에 아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조는 우리와는 정말 달랐지만 - 그런 우리와 다른 조와 지내면서 오히려 우리를 돌아보게되고 우리 스스로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던 것 같다.
무엇보다 여행을 오기 전 약 2년간 오피스에서 앉아서 컴퓨터로만 일을 해서 그런지, 정원일을 하며 매일 다른 성과를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좋았고 뭔가 명상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워크어웨이의 진정한 좋은 점은, 나와는 다른 사람들과 지내면서 내가 평소에는 하지 않을 일들을 경험하며 나에 대해 배우는 게 아닐까 - 하고 조와의 워크어웨이 마지막에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