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2.5달 배낭여행 - 작은 도시 이포
2. 아름다운 옛스러운 도시, 이포. - 2025년 2월의 기록
이포는 페락 Perak주의 도시이고 이포의 중심가를 킨타 강 Kinta river가 가로지르고 있다. 이 킨타 강을 중심으로 한 쪽은 올드타운, 다른 쪽은 뉴타운인데 양 쪽 모두에 오래된 건물들이 많이 있지만 올드타운이 오전/오후에 활발해진다면 뉴타운은 저녁에 매일 열리는 나이트마켓 그리고 중국음식점들이 문을 열어 활발해지는 편이다. 올드타운에는 예전에는 홍등가였던 컨큐바인 레인 Concubine land 및 시계탑이 유명하고 뉴타운에는 메모리레인 Memory Lane이 유명한데, 메모리레인에서는 주말에 빈티지 마켓이 열리기도 한다. 이포는 말레이시아 중국인이 다른 도시에 비해서도 아주 많은 편인 도시인데, 그 중에서도 홍콩에서 이민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조 역시 가족들이 몇 세대 이전에 홍콩에서 이민온 사람이었고 만다린을 아직 유창하게 하지 못해서 최근에 배우기시작했다고 한다.
이포에서 우리가 지낸 조의 집은 이포의 중심가에서 그랩을 타고 약 10분 거리에 있었다. 조의 집 근처에도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이나 마트가 많았지만, 이포의 중심가라고 할 수 있는 올드타운 근처 아름다운 건축물에 빠진 우리는 시간이 날 때나 일을 마치고 오후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면 올드타운으로 가서 걸어다니며 구경을 하고는 했다. 올드타운 근처에는 관광을 위해 벽화 및 거리를 정말 예쁘게 장식해두었고 다른 동남아 도시와는 다르게 호객행위가 거의 제로에 가까워서 편히 구경하고 사진찍으며 돌아다닐 수 있는 게 정말 큰 장점인 것 같다.



우리는 조의 추천으로 호얀호 Ho Yan Hor라는 차의 박물관에도 가게되었는데 (무료입장가능) 이포에서 가장 유명한 이 중국 허벌차의 유래는 이포에 살던 열정많은 한 중국인이, 직접 만든 차를 자전거를 타고 말레이시아 전역을 돌아다니며 팔게 된 것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현재는 그 사람의 아들이 회사를 물려받았고 한약맛 가득하지만 강하지 않은 맛에 박물관에 다녀온 이후 마트에서 호얀호 차를 보면 무조건 사서 마셨고 호얀호 티백을 사서 차를 만들어서 마시기도 했다!

이포 역시, 다른 말레이시아 도시처럼 말레이/말레이 중국인들/힌두인들의 어우러짐이 눈에 띄는 도시였다. 이포에서 우리가 지낸 시간은 춘절의 마지막 2주정도였는데, 거의 매일 매일이 축제인 것처럼 매일 근처에서 폭죽이 터지고 저녁을 먹으러 가는 곳마다 가족들의 모임이 가득했다. 여기저기서 중국인들에게는 복의 상징인 귤도 많이 받았다.

또한 우리가 지낸 시간 중 힌두인들의 가장 큰 축제중 하나인 타이푸삼 Thaipusam 역시 이포에서 진행됬고 구경을 하러 힌두절에 간 날, 노란색 옷을 입고 타이푸삼을 즐기러 페락 전체에서 놀러온 많은 힌두인들을 보았다. 절 근처에는 수십, 수백개의 셀수없는 노점들이 힌두 음식을 팔고있었다. 타이푸삼에서는 힌두인들이 힌두종교인들 및 타종교인들에게 음식을 무료로 나누어준다고 하는데, 우연히 지나가다가 몇백명이 먹을 수 있는 쌀로 밥을 한 밥 산을 보고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묻고 사진을 찍었다. 힌두교를 믿지 않는데 받아도 되는지 몰라 정중히 거절했지만, 그 분들의 초대를 받아 우리도 줄을 서서 무료로 맛난 음식을 먹기도 했다. 타이푸삼이 끝난 이후, 우연히 만난 그랩드라이버분이 힌두종교의 한 종파인 시키즘 Sikhism을 믿는 분이셨고 타이푸삼 혹은 다른 힌두 축제에서는 이 종파의 사람들이 요리를 다같이 한다고 우리에게 설명해주셨다. 이 분도 타이푸삼때 거의 24시간 교대로 요리를 했다고 한다!


타이푸삼을 보러간 그 다음날, 저녁에 다시 보러갔는데 생각보다 너무 타이푸삼 축제가 조금 늦게 시작해 우연히 걸어간 시티에서 그 날이 중국 춘절 마지막날이라서 아주 큰 춘절 퍼레이드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우리는 퍼레이드 준비하는 과정도 보고, 페락 전체에서 모인 사람들의 퍼레이드를 따라가며 행복한 춘절의 마지막을 보냈다.

이포에서는 동굴에 지어진 절들이 유명한데, 우리는 그 중에서도 - 다음 글에 소개할 - 패트릭의 추천을 받은 삼포통 절 Sam Poh Tong Temple에 가게 되었다. 이 절 말고도, 그 옆에 있는 다른 절에도 걸어갔지만 샘포통 절은 이포의 동굴 절들 중 가장 오래된 절이라고 한다. 이 아름다운 동굴 절의 연못 정원에 앉아서 팀과 함께 패트릭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이포에서 걸어다니며 일을 하며 느낀 점들에 대해서 2시간정도 앉아서 대화를 했던 시간이 아직도 자주 기억에 남는다. 누구와 함께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절의 아름답고 고요한 느낌이 우리에게 마음을 열고 서로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데 도움을 주었던 것 같다. 삼포통 절은 밖의 연못도 아름답지만, 그 안의 절도 아름답고 절 맞은 편에 있는 오래된 나이든 거북이들을 보는 재미도 있던 아름다운 곳이었다. 삼포통 절 속으로 들어가면, 그 동굴 안에서 식사도 할 수 있는데 역시 절음식이라 모두 채식이었고 정말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이포는 근처 자연 역시 정말 아름다운데 - 우리는 다음 글처럼 패트릭과 함께 여기저기 다니느라 생각보다 자연을 많이 즐기지는 못했다. 우연히 팀이 발견한 아름다운 폭포에서 더위를 잊고 쉴 수 있던 이포에서의 마지막 날. 만일 다음에 또 이포에 가게된다면, 페락 근처 자연도 천천히 즐기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