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말레이시아

4-12. 말레이시아 2.5달 배낭여행 ; 워크어웨이 사이의 달콤한 휴식 - 말레이시아에서 느끼는 시원한 날씨와 맛있는 차, 카메론 하이랜드 Cameron Highlands - 2025년 2월의 기록.

발렌타인의 배낭여행기 2025. 4. 8. 21:36
말레이시아 배낭여행 - 워크어웨이 사이의 달콤한 휴식
말레이시아에서 느끼는 시원한 날씨와 맛있는 차, 카메론 하이랜드 Cameron Highlands - 2025년 2월의 기록.

 

워크어웨이를 인도네시아에서 검색하기 전까지 우리는 말레이시아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팀은 말레이시아에 온 적이 있었지만 대부분 스탑오버로 온 경우라 가본 도시가 많지 않았고, 순서가 뒤바뀐 것 같지만 우리는 워크어웨이를 검색해보며 말레이시아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우리의 첫 워크어웨이, 이포에서 조와 함께한 2주를 예약한 이후 우리는 말레이시아 북쪽 페낭 Penang 주의 도시인 조지타운 George Town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페낭주에 있는 섬인 조지타운은 그 섬 대부분이 유네스코 헤리티지로 선정되어있는 섬이라는 점이 우리의 관심을 끌었고 조지타운에 있는 Someplace Else라는 호스텔과 연결이 되어 우리는 이포에서의 워크어웨이 이후, 약 3일간의 휴식 이후 조지타운으로 도착해 호스텔에서 2주간 숙박을 무료로 제공받는 대신 일정의 일을 하기로 했다. 

 

이 3일간의 워크어웨이 중간중간의 휴식동안 무엇을 할까 찾아보던 우리는 이포에서 버스로 약 2.5시간 걸리는 카메론 하이랜드 Cameron Highland라는 곳을 알게되었다. 카메론 하이랜드는 양분이 가득한 흙, 그리고 높은 고도로 인한 시원한 날씨로 차를 재배하기에 완벽한 곳. 영국 제국시대에 정착한 영국인들이 차를 재배하기 시작해 카메론 하이랜드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BOH 차 뿐만이 아닌 다른 차 농장이 유명하다고 한다. 이포의 찜통같은 더위에 지쳐있던 우리는 '시원한 날씨'라는 말을 100퍼센트 믿지않았는데 검색을 해본 결과 저녁에는 18-20도 정도의 시원한 날씨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바로! 카메론 하이랜드에서 우리의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이포에서 카메론 하이랜드로 버스를 타고 떠나는 날. 패트릭에게 우리가 간다고 하자 패트릭은 우리에게 아침을 먹었냐고 물었고, 먹지않았지만 시간이 없다는 말에도 우리를 줄 빵을 가지러 차를 타고 달리는 마음이 따뜻한 패트릭. 말레이시아의 카카오택시인 그랩을 예약해둬 시간이 없었기에 그랩 안에서 연락을 해, 패트릭에게 우리를 주려 산 빵 아침으로 먹으라하니 패트릭은 바로 쿼리의 아이들에게 가져다주러 간다고 했다. 이런 서운한 마음과, 또 한편으로는 조의 집에서 우리와는 다른 가치관을 많이 가진 조와 지내며 2주간 정신적으로 조금 지쳐있던 우리는 시원한 마음을 가지고 카메론 하이랜드로 떠나는 버스를 탔다.

조의 집을 떠나서 그런지 조금 신나보이는 나.
꼬불길을 지나 마침내 카메론 하이랜드로 도착!


우리는 카메론 하이랜드에서도 타나 라타 Tanah Rata라는 지역으로 숙소를 잡았다. 카메론 하이랜드는 여행객들뿐만이 아니라 말레이시아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지만 높은 고도로 인해 1차선 도로밖에 없기 때문에 교통체증이 엄청나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버스터미널인 타나 라타에서 지내며 짧은 휴가동안 웬만하면 도로에서 지내는 시간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타나 라타에서의 숙소는 오아스텔 Oastel - 새로운 형식의 호스텔이라고 보면 될 것 같은데, 아파트 몇 호를 호스텔 형식으로 개조한 숙소이다. 예를 들어, 방이 3개인 아파트라고 하면 그 방마다 커플 혹은 개인이 묵게되고 (개인키는 당연히 지급) 그 대신 화장실이 없는 방은 화장실을 쉐어하고, 입구 및 거실, 부엌을 쉐어하는 형태. 호스텔과 거의 같은 가격에 깔끔하고 구비되어야할 것들이 모두 구비되어있어서 정말 편히 지냈다. 

 

체크인을 한 후 둘러본 타나 라타! 타나 라타는 버스 터미널이 있기 때문에 여행자들의 허브이고 레스토랑 및 둘러볼 거리가 많았다. 근처에 투어 패키지를 파는 곳들도 많았으나, 우리는 오직 차 농장 그리고 하이킹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둘러보기만 했다. 카메론 하이랜드에 오래 머무는 사람들이거나 투어를 하게 되면, 딸기 농장, 맨그로브, 나비 농장 등 여러가지를 볼 수 있는데 에코투어리즘이라는 명목하에 동물이나 새를 가두어 두는 곳이 많기 때문에 미리 그 관광지 및 관광상품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검색을 해보고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타나 라타에서 방금 생일을 맞이한 나. 저녁으로 맛난 인도 음식을 먹고 걷다가 지쳐 숙소로 가서 쉬는 30대의 생일.


그 다음날, 근처의 차 농장인 카메론 밸리 Cameron Valley 차 농장으로 향했다. 보 차 농장 대신 이 곳으로 향한 이유는 바로 농장의 끝에 바로 하이킹 트랙이 이어지기 때문이었다. 카메론 밸리로 가는 길, 걸어서 약 50분이고 그랩이 잘 잡히지 않는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정말 운이 좋게도 쉬는 날, '잡히면 좋고 아니면 말고' 형식으로 카메론 하이랜드에서 내려가는 길에 그랩을 켜놓은 운전사 분을 만나서 걱정없이 농장으로 도착했다. 카메론 하이랜드에서는 하이킹을 하는 사람, 특히 서양인이 아주 많기때문에 숙소에서도 하이킹 트랙 지도가 있었는데 그 중 우리는 '쉽거나 중간' 정도의 어려움을 가진 하이킹 트랙을 골랐고 인터넷이 터지지 않는 트랙킹 중에는 올트레일 Alltrail 앱을 사용해서 길을 (겨우겨우) 잘 찾았다.

 

http://alltrails.com

 

AllTrails: Trail Guides & Maps for Hiking, Camping, and Running

Search over 450,000 trails with trail info, maps, detailed reviews, and photos curated by millions of hikers, campers, and nature lovers lik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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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맛나지만 달지 않은 딸기 차, 팀은 블랙 차를 마신 이후 농장을 둘러보았는데 농장이 정말 잘 되어있었고, 주말이라 놀러온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리 붐비지는 않아 천천히 둘러볼 수 있었다. 나는 한국에서 제주 오설록 농장 및 다른 곳도 가보았지만 팀은 차 농장이 처음이라 정말 신기하고 아름다워했다.

없으면 아쉬울 차 농장의 하트 길!

 

차 농장에서 걸어다니다가 내려와 트랙을 찾아 하이킹을 시작하는데 분명 '쉽거나 중간'이라고 한 트랙이, 우리에게는 '어렵거나 아주 어렵게' 느껴졌다! 나름 호주에서 하이킹을 자주하며 단련되어있다고 생각했는데 길이 만들어져있고, 계단이나 줄을 타고 올라가거나 내려가야하는 곳은 보호장치가 잘 되어있는 호주와는 다르게 동남아의 하이킹은 그 어려움이 남달랐다. 우리 둘 다 반바지를 입고 하이킹을 시작했는데 끝날 때쯤에는 우리 다리가 모두 흙으로 덮여져 있었다. 카메론 하이랜드는 원래 비가 자주 오고 습하기로도 유명한 지역인데, 우리에게는 다행스럽게도 하이킹을 하는 동안 / 이전에는 비가 오지않아서 다행히 땅이 말라있었다. 아마 비가 왔었다면 우리는 줄을 타고 벼랑을 내려가야했을 때 돌아갔을 것 같다... 외줄을 타고 비가 오지않아도 미끄러운 진흙으로 만들어진 벼랑을 내려가야 했을 때는 정말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도 했지만, 비가 오지않았음에 감사하며 하이킹을 무사히 완주한 우리는 남은 짧은 카메론 하이랜드의 휴가를 시원한 날씨를 즐기며 보냈다.

하이킹의 마지막. 이 길이 '쉬운' 길이어서 사진을 찍을 여유도 있었다.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바로 페낭의 조지 타운! :)